山에 다녀온 이야기

덕유산(구천동-백련사-향적봉 코스)

山中老人 2025. 1. 13.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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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25년 1월 13일

코스 : 구천동 주차장 -인월담(칠봉 갈림길) - 백련사(오수자굴 갈림길) - 향적봉 - 향적봉 대피소 - 백련사 - 주차장

거리 및 소요시간 : 18km, 5시간 30분(휴식 2회 포함)

 

작년 이맘때쯤 겨울 덕유산(안성 코스)의 매력을 맛보고, 지난달에는 남덕유산의 또 다른 멋짐에 취했었음.

기회가 되면 올 겨울에도 덕유산을 또 가고 싶었는데 며칠 전 많은 눈이 내려 지금이 딱 적기라 생각함.

가장 멋진 백암봉~중봉~향적봉 구간을 오르려면 안성 코스와 송계사 코스가 가장 적절한데, 아직 경험하지 못한 송계사 코스를 계획했음. 하지만 안성 코스에 비해 탐방객이 많지 않고 이번에 내린 눈의 양이 상당하기에 낯선 코스가 왠지 부담스럽고 꺼림칙했음.

최종적으로 안성 코스를 다녀오기로 하고 동트기 한참 전인 6시 30분쯤 안성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 도착함.

(평일이라 오후 1시 이전에 하산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에 산행 소요 시간을 고려하여 일찍 출발하기로 작정함)

 

그런데.... 

탐방로 입구가 폐쇄되어 있음. (너무 당황하여 사진은 못 찍음)

아무래도 이번에 내린 눈때문에 탐방로의 안전을 고려하여 당분간 통제한 듯함.

난감한 상황을 어찌할까 5분쯤 고민하다가 인터넷 접속하여 어떤 상황인지 파악해 봄.

덕유산 탐방로 통제(출처 : 덕유산 국립공원 관리공단)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현재 통제된 구간과 입산 가능한 구간이 나와 있음. (위 안내도는 1월 9일 기준이며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경되는 것 같음)

빨간색은 입산 금지 구간이며 초록색이 가능한 탐방로임. 다행히 향적봉은 오를 수 있는데 입산 가능한 구간은 오로지 구천동 구간임.

이 새벽에 여기까지 왔는데 돌아갈 수는 없으니 구천동으로 차를 돌림.

구천동 주차장

작년 봄에 구천동~칠봉-향적봉 구간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단풍철이라면 모를까) 사실 구천동 코스는 딱히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님. 길고 지루하고 사람은 많고...

 

7시 30분 출발. 예정보다 출발 시간이 늦었으니 향적봉까지 다녀오려면 빠듯함. 최단코스로 빠르게, 휴식은 최소한으로, 사진은 필요없음(사실 백련사까지 계곡 구간-어사길은 겨울철에는 볼거리가 없음)

탐방로 입구

주차장부터 그냥 다 눈밭임. 다행이 거의 평지에 가까워 아이젠은 착용하지 않음.

어사길 시작점

차단봉이 내려져 있어서 놀랐는데 차량 통행을 제한하는 것임.

인월담 갈림길

작년에 칠봉 구간으로 가느라 고생좀 했는데... 동절기에는 칠봉 구간은 입산 금지임.

이런 풍경을 보면서 지루하게 1시간 넘게 올라가야 백련사가 나옴.

백련사 일주문
오수자굴 갈림길

작년에 오수자굴 방향으로 하산했었음.

백련사

백련사를 지나 오른쪽으로 돌면 향적봉 향하는 최단코스가 시작됨. 여기서부터 향적봉까지 오르막은 상당히 가파르고 덕유산 여러 코스 중에서 아마 가장 힘든 구간인 듯.

본격적인 산행의 시작. 여기서부터는 아이젠 필수.

가파른 계단도 많음.

쌓인 눈은 더 많아지고... 사람들이 다닌 등산로 부분은 눈이 다져져서 발이 빠지지는 않지만 바로 옆부분은 거의 무릎까지 빠지는 깊이임.

같은 길이의 스틱으로 비교해 봄. (저 정도면 거의 허리까지 빠질 것 같음)

능선이 가까워지자 아니나 다를까 칼바람이 불어옴. 근데 작년 중봉 구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사진 찍으려고 장갑을 벗으면 손가락 끝이 아림.

왠지 모르게 오늘은 눈꽃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향적봉 아래 구간에 눈꽃이 많음.

파란 하늘과 어울려 색감이 이쁘게 잘 나옴.

스키장에서 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민주지산 방향인 것 같은데... 맞는지 모르겠음.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눈꽃송이가 우람해짐.

향적봉 올랐다가 대피소 거쳐서 이곳으로 다시 올 예정임.

정상에 다 오니 갑자기 구름이 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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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적봉 도착

오른쪽에 탐방객을 피하느라 사진이 치우침. ㅋㅋ

휴일보다는 덜하지만 평일임에도 (특히 곤돌라를 이용해 설천봉에서 올라오는 탐방객들) 정상에는 탐방객들이 많음.

 

원래 있던 표지석 건너편에 새로운 표지석이 생겼음.

분명히 작년 5월에는 없었는데... 찍어놓고 보니 새 표지석의 배경이 훨씬 더 좋음.

아마도 표지석에서 인증샷 찍느라 (특히 겨울에) 30분 넘게 찬바람 맞으며 줄서야 하는 수고스러움을 덜어주기 위해 하나 더 세운 것이 아닐까??

 

작년에는 정상에서의 조망을 전혀 감상하지 못했는데, 오늘은 약간 괜찮음.

칠봉 방향
스키장이 잘 보임.
설천봉 방향
설천봉 상제루와 곤돌라
중봉 방향

몇초 전까지만 해도 중봉이 보였는데... 잠깐 머뭇거리는 사이 금세 구름이 끼었음.

 

탐방로 통제 상황을 알았더라면 애초에 안성으로 가는 일 없이 곧바로 구천동에서 1시간 일찍 출발했을텐데... 그렇다면 향적봉에서 중봉까지 다녀올 시간이 충분하지만, 지금은 하산 시간이 너무 빠듯함.

대피소 내려가는 길
향적봉 대피소. 뒤의 향적봉

대피소에서 딱 물 한 모금 마시고 곧바로 하산. (다행히 예정 시간을 딱 1분 초과하여 도착함.)

 

※ 사실은 어제(일요일) 느긋하게 휴일 산행을 즐기고자 집에서 새벽에 출발......하려고 했지만 차 배터리가 방전되는 바람에 1시간 넘게 허비하고 결국은 출발하지 못함. (물론 탐방로 통제를 모르는 상태였기에 안성으로 갔을테지만)

※ 작년 5월에 괜히 칠봉 코스로 갔다가 고생하고, 오늘은 여기 갔다가 저기 갔다가 또 시간 허비하고....

※ 나는 덕유산을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덕유산은 날 좋아하지 않는 듯.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덕유산을 좋아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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